2008 note
- 찰나, 그 한 점의 황홀.
- 불명확한 순간, 불완전한 기억, 불안정한 감정. 이런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개체를 만들고 또 그것들이 모여 전체가 되는 것이 아닐까.
- 우연히 발견한 사진을 보다가 까맣게 잊었던 기억이 떠오르는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. 우연히 내게 남겨진 이미지-기록으로 남지 않아버릴 수도 있던 순간, 삭제되었을 만한 사진. 그것을 다시 들여다 본다.
사진의 초점도 맞지 않고, 사진 속 인물과 사물의 형태도 불완전하지만 사진의 시공간과 인물간의 관계가 분명 포착된 사진이다. 이 때 어설픈 기억을 더듬어 나는 그 때의 상황을 각색하기 시작한다.
예를 들어, 초점이 나간 두 인물의 사진에서는 분명 그들이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듯 하지만, 흐릿함 때문에 마치 그들이 오해로 어긋난 관계처럼 느껴지는 것이다.
이런 식으로 나는 사진에 인화된 사실 관계와는 거리감을 두고, 상황과 관계를 각색하는 데 재미를 느낀다.
어떤 것이 더 정확한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. 무엇보다 나는 이 기록 속에서 '사실'이라는 것을 더듬어 찾고 싶지는 않다.
어쩌면 나에게 있어 인물은 '불안하고 모호한 관계와 감정'으로 조합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.